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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
- 03 Dec, 2025
밤 11시 회의에서 나온 최고의 아이디어들
밤 11시, 슬랙이 울렸다 "지금 틱톡 보고 있어? 이거 우리도 해볼까?" 팀장님 메시지다. 11시 17분. 아직 침대에 안 누웠다. 침대에 앉아서 숏폼 보고 있었다. 일인지 취미인지 모르겠다. 어차피 트렌드 모니터링이라고 하면 일이다. "봤어요. 이거 우리 버전으로 가능할 것 같은데요." 답장 보냈다. 3초 만에 읽음 표시. "줌 켤까? 5분만." 켰다. 30분 됐다.낮에는 안 나온다 9시 30분 회의에서 나온 아이디어: 평범했다. "요즘 ○○○ 챌린지 핫하잖아요." "저희도 해볼까요?" "음... 다들 하는 건데..." 침묵. 커피 마시는 소리만. 3시 회의도 비슷했다. 레퍼런스 10개 펼쳐놨다. 다 좋긴 한데 우리 색깔이 안 나온다. 회의록에는 "재논의" 적혔다. 오후 5시쯤 PD가 물었다. "오늘 촬영분 어떻게 갈까요?" "일단... 찍어보고 편집하면서 생각해봐요." 애매한 답. 본인도 안다. 근데 지금은 이게 최선이다. 퇴근했다. 7시 10분. 일찍 나온 편이다. 집 가는 지하철에서 틱톡 켰다. 10분 만에 3개 저장했다. 레퍼런스 폴더가 불어난다.밤이 되면 달라진다 집 도착. 8시 반. 씻고 나왔다. 9시. 침대에 앉아서 유튜브 쇼츠 돌렸다. 배경음악으로. 노션 켰다. "콘텐츠 아이디어" 페이지. 오늘 저장한 영상들 다시 봤다. 낮에는 "이거 어떻게 우리 걸로 만들지" 막막했는데. 지금은 보인다. "아, 이거 ○○○로 패러디하면 되겠다." "우리 제품 특징이랑 이 밈 조합하면..." "1차 후킹은 이렇게, 3초 뒤에 반전..." 노션에 막 적었다. 구조도 나왔다. 썸네일 구도도. 11시 됐다. 슬랙 알림. 팀장님이다. 아까 그 영상 보내면서. "이거 어때?" 통화 시작했다. 둘 다 흥분했다. 아이디어가 막 나왔다. "이거 우리 시리즈로 가져가면 되잖아?" "맞아요. 3편까지 기획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내일 아침에 공유할까?" "네, 제가 정리해서 올릴게요." 통화 끊었다. 11시 42분. 잘 시간인데 노션 정리부터 했다. 30분 더.왜 밤에 나올까 생각해봤다. 여러 번. 낮에는 압박이 있다. "좋은 아이디어 내야 해." 이게 머리를 누른다. 회의실에 사람 많다. 다들 기대한다. 뭔가 대단한 거. 근데 대단한 건 쉽게 안 나온다. 시간 제약도 있다. 1시간 회의면 1시간 안에. 결론 내야 한다. 급하게 나온 아이디어는 날카롭지 않다. 밤은 다르다. 혼자다. 침대에 앉아 있다. 아무도 안 본다. 실패해도 된다. 이상한 조합 해봐도 된다. 시간 제약 없다. 2시간 걸려도 된다. 내일 아침에 정리하면 된다. 그리고 뇌가 풀렸다. 8시간 일하면서 이미 생각 많이 했다. 낮에 본 레퍼런스들이 무의식에 쌓였다. 밤에 혼자 영상 보면서 연결된다. "아, 낮에 본 그거랑 이거랑..." 조합이다. 새로운 게 아니다. 낮에 본 것들의 새로운 조합. 밤에는 판단도 느슨하다. "이거 될까?" 덜 따진다. 일단 적는다. 내일 아침에 다시 보면 된다. 근데 신기한 게. 밤에 나온 아이디어가 아침에 봐도 괜찮다. 오히려 더 좋을 때 많다. 11시 회의의 최고 아이디어들 지난 3개월 돌아봤다. 조회수 100만 넘긴 콘텐츠 5개. 다 밤에 나온 아이디어다. 하나는 밤 10시 슬랙 대화에서. PD랑 나랑 영상 링크 주고받다가. "이거 우리 제품으로 패러디하면?" "오 대박. 내일 찍자." 다음 날 오전 촬영. 오후 편집. 저녁 업로드. 다음 날 아침에 터졌다. 또 하나는 금요일 밤 11시. 혼자 침대에서 틱톡 보다가. 댓글 창 봤다. "이거 ○○○ 버전도 보고 싶다." 바로 노션 켰다. 구조 짰다. 월요일 아침에 팀 공유. 화요일 촬영. 수요일 업로드. 대박. 제일 기억나는 건 새벽 1시 아이디어. 잠 안 와서 유튜브 쇼츠 보고 있었다. 알고리즘이 이상한 영상 추천했다. "이게 왜 떴지?" 봤다. 별로였다. 근데 댓글 보니까 반응 좋다. "아, 이게 웃긴 거구나." 우리 시각이랑 대중 시각이 다르다. 이걸 깨달았다. 다음 날 회의에서 말했다. "우리가 웃기다고 생각하는 거 말고, 대중이 웃긴다고 하는 거 해봐요." 논리적으로는 이상했다. 근데 해봤다. 터졌다. 일과 취미의 경계 요즘 헷갈린다. 퇴근했다. 집 왔다. 침대에 누웠다. 틱톡 켰다. 30분 봤다. 이게 일인가? 취미인가? 재밌다. 근데 레퍼런스도 찾고 있다. 트렌드도 모니터링한다. 웃으면서 스크린샷도 찍는다. 친구는 퇴근하면 드라마 본다. 완전히 끈다. 업무 생각 안 한다. 나는 못 끈다. 영상 보면 자동으로 분석한다. "이 영상 후킹 좋네." "이 편집 컷 배울 만하다." "이 음악 요즘 뜨나 봐." 꺼지지가 않는다. 뇌가. 스트레스일까? 아닐 때도 많다. 재밌다. 진짜로. 새로운 밈 발견하면 신난다. 알고리즘 패턴 파악되면 쾌감 있다. 근데 가끔 지친다. "나 지금 뭐 하는 거지?" 싶다. 주말에 카페 갔다. 노트북 켰다. 콘텐츠 아이디어 정리했다. 옆 테이블 사람이 물었다. "주말에도 일하세요?" 대답 못 했다. 일인가? 근데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하고 싶어서 한다. "취미 같은 일이에요." 이렇게 답했다. 애매했다. 밤샘의 대가 월요일 아침. 9시 30분. 어제 밤 11시에 나온 아이디어 발표했다. "오, 이거 좋은데요?" "바로 진행해볼까요?" 팀원들 반응 좋았다. 뿌듯했다. 근데 졸렸다. 어젯밤 2시에 잤다. 아이디어 정리하느라. 오전 회의 3개. 점심 먹고. 오후에 촬영 모니터링. 4시쯤 됐다. 졸음 쏟아졌다. 커피 세 번째 마셨다. "야근 아니지만 야근 같은 삶." 동료 PD가 말했다. 맞다. 정규 시간에는 회의, 촬영, 편집 관리. 실제 기획은 밤에. 밤에 영감 받으면 정리해야 한다. 아침에 까먹는다. 그래서 또 잔다. 다음 날 피곤하다. 오전에 회의하면서 졸다. 점심 먹고 나면 더 졸다. 저녁 되면 깬다. 집 가서 또 영상 본다. 밤 11시쯤 또 아이디어 나온다. 반복이다. 지속 가능한가? 모르겠다. 선배는 5년 차에 번아웃 왔다. 3개월 쉬었다. 돌아와서 말했다. "SNS 3개월 안 봤더니 세상 평화롭더라. 근데 트렌드 다 놓쳤어." 웃겼는데 웃기지 않았다. 알고리즘의 시간표 알고리즘은 밤낮 없다. 새벽 2시에 업로드한 영상이 오전 8시에 터진다. 오후 3시에 올린 게 밤 11시에 뜬다. 패턴 없다. 예측 불가다. 그래서 항상 대기다. 영상 올렸다. 1시간 지켰다. 초반 반응 체크. "댓글 달리는 속도가..." "조회수 그래프가..." 분석한다. 밤 11시든 새벽 2시든. 알림 끄면 안 된다. 댓글 달리면 바로 답해야 한다. 알고리즘이 좋아한다. 지난주 금요일. 저녁 9시에 영상 올렸다. 10시에 터지기 시작했다. 댓글 초당 5개. 자려고 했다. 근데 못 잤다. 댓글 답했다. 새벽 1시까지. 다음 날 100만 뷰. 성공이다. 근데 토요일 오전을 날렸다. 침대에서 죽었다. 이게 맞나? 싶다가도. 조회수 보면 보람 있다. 창의성의 시간대 창의성은 9 to 6가 아니다. 낮 12시에 "지금부터 창의적으로 생각하세요" 안 된다. 샤워하다가 나온다. 지하철에서 나온다. 침대에 누워서 나온다. 콘텐츠 기획은 더하다. 트렌드는 실시간이다. 오전 10시에 터진 밈이 오후 3시에 식는다. 회의 잡아서 논의하면 늦다. 보자마자 기획해야 한다. 그게 밤 11시면 밤 11시. 경쟁사도 본다. 같은 걸. 동시에. 누가 빨리 우리 버전 만드나. 속도 싸움이다. 그래서 밤에 슬랙 켠다. 팀장도 안다. PD도 안다. 다들 켠다. "지금 이거 봤어?" "응, 봤어. 우리 거 내일 찍을까?" "각본 간단하게 짜볼게." 11시 30분 대화. 다음 날 오전 촬영. 오후 업로드. 이기는 방법이다. 피곤하지만. 다음 아이디어는 언제 지금 10시 48분. 침대에 앉았다. 틱톡 켰다. 오늘 올린 콘텐츠 반응 좋다. 50만 뷰 넘었다. 댓글도 많다. 뿌듯하다. 2초. 다음 아이디어 생각한다. 내일 회의 있다. 뭐 가져갈까. 레퍼런스 폴더 열었다. 어제 저장한 것들. 하나씩 본다. "이건 아닌데." "이것도 애매." 계속 스크롤한다. 11시 넘었다. "아, 이거다." 영상 하나 눈에 들어왔다. 조회수 많지 않다. 근데 구조가 좋다. "이거 우리 식으로..." 노션 켰다. 적기 시작했다. 또 시작이다. 밤 11시 기획 타임. 내일 아침에 팀한테 공유한다. 반응 좋을 것 같다. 이 감은 틀린 적 없다. 근데 지금은 자야 한다. 내일 9시 30분 회의다. 5분만 더. 구조만 잡고. 11시 37분.밤에 나온 아이디어가 다음 날 조회수 100만을 만든다. 그래서 못 끊는다.